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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지/읽고 보는 것들

[웰씽킹] 1부 - 타인을 위한 삶

by peregrina_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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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표했던 논문 분량을 넘어 이번 연휴간 끝내고자 했던 부분까지 거진 마무리를 지었다. 덕분에 남은 열흘 동안 큰 무리 없이 최종 심사와 논문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교적 마음에 여유가 생겨, 오래 전에 사두고 보지 못한 '웰씽킹' 책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저자 캘리 최씨에 대해서는 유튜브와 여러 인터뷰 영상들을 통해서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어린 시절이나 일본, 프랑스 유학담 등은 처음 접하거니와 눈물이 울컥 차오르기까지 할 정도로 그 굴곡이 전해졌다. (연구실 행정쌤도 이 책을 읽어 보셨으나 그다지 슬프지 않았다고 하시니 성장사에 대해선 개인차가 큰 것 같다. 쌤이 오히려 나의 순수함과 풍부한 감수성이 더 놀랍고 감동이라고 하심.. 그래 나 이제 MBTI T 아니고 F라구~)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부와 성공을 이루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노력한 그 삶의 일부를 옅보면서 와닿는 점들이 많았다. 특히 '타인을 위해 부를 쌓으라'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었다. 사실 요 근래 졸업논문 심사에 대한 강박으로 '평생 먹고 노는 삶'을 어렴풋 떠올려보고 갈망한 적이 있다. 그 때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이 바로 이 책의 저자 캘리 최였는데, 가족들과 1년 째 요트로 세계 여행을 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면서 어떤 기분일까 감히 상상 조차 되지 않았다. 자녀의 자녀까지 3대가 평생 먹고 놀면서 써도 다 못 쓰는 자산이 있다는 그 느낌. 캘리나 아이유, 서장훈과 같은 인물들을 보면서 '나도 부자가 돼서 시간과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데 그 자유는 온전히 나의 평온한 삶을 위한 것 이었지 그 막대한 부를 어디에 써야겠다는 생각으로까진 미처 이어지지 못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돈도 누울 자리, 설 자리를 안다며 이왕이면 자신이 가치있게 쓰일 수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한다더라. 세계적인 부자들을 보면 이 사회와 지구를 위해 부를 공헌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돈을 애인 대하듯 소중하게 다루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빠가 늘 강조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지폐는 항상 구겨지지 않도록 장지갑에 넣고 새 지폐만 채워다녀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셨다. 심지어 지폐에 그려진 인물들의 머리가 지갑의 안을 향하도록 해야 돈이 들어온다고 하셔서,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어도 습관적으로 그렇게 돈을 보관하곤 한다. 물론 가끔 영수증도 무분별 하게 지갑에 같이 넣어둬서 혼날 때도 있다. ㅎㅎ

그 밖에도 돈을 소중하게 다루는 태도에 대해서는 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 예전에 동부이촌동 한강뷰 고급 맨숀으로 과외를 다닌 적이 있었다. 이렇게 과외집에 대한 수식어를 길게 붙인 이유는 정말이지 돈을 이렇게 다뤄야 이 정도의 부를 쌓을 수 있는가 싶었기 때문이다. 보통 과외비는 계좌 이체로 받는 편인데 이곳에서는 단 한 번도 송금을 받은 적이 없고 항상 봉투에 일련번호가 연속으로 된 빳빳한 지폐로만 받았다. 그리고 어머님이 집에 계심에도 학생이 직접 내게 수업료를 전달해주었다. 만원 한 장, 설령 천원 한 장을 전해주시더라도 이 원칙은 깨지는 법이 없었다. 정말정말 놀랐다. 이렇게 귀한 지폐 만큼은 함부로 ATM기에 넣을 수 없어서 한동안은 현금 봉투에 빳빳한 신사임당을 두둑히 모셔두고 중요한 날에만 몇 장씩 꺼내곤 했다. 이자 한 푼 늘리지 못하는 저축법이었지만 돈을 귀하게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래토록 나는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크고 작게 주변 사람들에게 그러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캘리 최를 보니 넉넉한 부를 쌓아 그 돈이 나를 거쳐 타인에게 전해지는 것도 참으로 선한 삶의 방식이겠더라. 사고의 틀이 한 번 더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차차 부에 대한 나의 철학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이번 달을 끝으로 퇴직하시는 엄마께 퇴직 선물로도 좋을 책인 것 같다.👍🏻



독서 후엔 퇴근하고 러닝까지 하고 참으로 뿌듯한 연휴의 시작이다.

운동장을 걸으면서 워밍업을 하고 있는데 러닝 트랙 위로 축구공이 조로록 굴러왔다. "Hey" 하며 들려오는 외침이 내게 공을 건네 달라는 것 같았다. 안그래도 공을 패스 해주려던 참이었는데 공을 힘껏 차 보내니 "Thank you" 가 들려왔다. '웬 영어지?' 하고 보니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친구들이었는데 멀리서 금발에 레깅스를 입은 사람(=나)을 보면 외국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 귀여웠다.

그리고 달리는 동안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운동했던 러너 한 분이 눈에 띄었는데, 알고보니 축구하던 두 아이들의 아버지셨더라. 뒷모습만 봤을 땐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랑 너무 닮아서 기껏해야 서른 초중반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멋지게 수염도 기른 중년의 러너였다는게 참 반전이었다. 아이들은 공차며 놀고 아버지는 수 km를 뛰고. 참 아름다운 부자 간의 모습이었다.

역시나 운동으로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만큼 빛나는 사람이 없다. 구슬구슬 맺힌 얼굴의 땀과 온몸에 굳게 자리잡은 근육들이 보석 같이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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