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지/마음 읽기15 [앤카드] 24/02/19(월) - 집착을 놓으니 찾아온 평온함: 레벨업 유학을 나와서 첫 6개월 간은 친구 관계나 유대감, 그리고 차를 사고 말겠다는 경제적 집착으로 마음이 가득찼던 것 같다. 연말 연시에는 이런 마음이 더 증폭 되면서 관계에 트러블도 생기고, 그다지 친한 classmate가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되는 수업에서 오는 불안감 등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개강 초를 보냈다. 그러다 개강하고 한 2-3주가 지났을 무렵 이 집착의 궁극적인 원인이 되는 내 안의 결핍을 파고 들어보았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을 인정했다. 잊고 지냈던 내면의 어린아이를 이해하는 순간들이 잦아졌고, 내가 경험하고 있는 표면적인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연스레 해결이 될 것을 알았기에 조급해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자고 생각했다. 그러자 classmate들과도 함께 과제를.. 2024. 2. 20. [앤카드] 24/02/06(화) 우리 모두 혼자 편하게 삽세 미국 와서 평일에 감정카드를 들여다 보긴 처음이다. 일상에서 크게 좋은 것도, 크게 나쁜 것도 없지만 집에서 제대로 쉬는 느낌이 들지 않고 평균치보다 낮은 감정이 지속되어 카드를 꺼내보게 되었다. '혼자 살고 싶다'는 감정은 작년 10월 말부터 줄곧 느껴온 거지만 이를 마주하는 날들이 근래 꽤 잦아져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현재 감정: (1) 불편한, 신경쓰이는 (2) 불안한, 두려운 (3) 지겨운, 귀찮은 (4) 당혹스러운, 어이없는 (5) 될대로 되라는 원인 욕구: (1) 자유로운 움직임, 혼자만의 시간 (2) 예측 가능성, 자기표현, 치유 (3) 일관성, 관계맺음 (4) 소통, 배려, 존중 (5) 평온, 무탈함 약 세 달 넘게 크고 작게 쌓여온 것들이 많아 여기에 다 읊을 수는 없지만 근래 .. 2024. 2. 7. [앤카드] 24/01/26(금) - 유학 두 번째 학기 개강, 시간이 약 그동안 꽤나 즐거운 학기 초를 보내고 있었지만 여러 친구 관계들 속에서 여전히 소수 인종 유학생으로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와 정말 오래간 만에 카드를 찾게 됐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이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그간 무엇이 그리 바빠 마음 돌보기에 세 달이 걸렸는지. 감정: 허전한&불안한 / 쓸쓸함 / 신경 쓰이는 / 무기력한&위축되는 / 담담한 욕구: 의지 / 관계맺음&친밀함 / 존재감 /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안정 / 새로움 이번 학기에는 조교를 맡고 있는 학부 수업을 제외 하고는 한 과목을 듣고 있다. 그리고 그 수업의 수강생 대다수는 내 동기들이다. 얼핏 들으면 동기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좋겠네! 싶지만 사실 내가 입학한 해에 괴상한 우리 과 신입생 구성으로 인해 몇 명을 제외하곤 아직.. 2024. 1. 28. [앤카드] 23/10/22(일) -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social person 마지막으로 감정을 돌아본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에 있던 가장 큰 변화는 학교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는 것. 좋은 룸메를 만나서 잘 적응하고 지내고 있다. 벌써 이사 온 지도 딱 3주가 되었고 마침 거처를 옮긴 후 일주일 만에 생일을 맞아 같은 아파트, 이웃 아파트에 사는 학과 친구들을 불러 생일 파티도 열었다. 미국에서 처음 맞이 하는 생일이 이렇게 많은 축하 속에서 행복할 지 상상도 못했는데 참 기쁜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었던 콜로라도 운전 면허증을 신청하러 갔고 (줄곧 날씨 좋다가 마침 그날만 영하권 날씨에 칼바람이 불어 자전거를 타는데 애를 먹었다) 음대에서 석사하는 친구에게 초대를 받아 오케스트라 공연도 보러 다녀왔다. 다행히(?) 한 이틀 정도 지나고서 다시 일교차가 20도.. 2023. 10. 23. [앤카드] 23/09/24(일) - 개강 한 달, 처음으로 겪은 혼란 지난 금요일에 미국에 온 지 처음으로 마음이 복잡했던 하루를 경험했다.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비해 유난히 언어 장벽이 크게 느껴진 시간을 보내고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속상했다. 오후 3시, 연구실을 벗어나 바깥 산책을 좀 하고 한적한 그늘가에 앉아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눈물이 나는 슬픔은 아닌데 그냥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에 더해 스스로가 조금 미워지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그 날은 마침 또 동기지만 아직 친해지지 않은 미국 친구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내가 발화를 하면 나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청자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했다. 머릿 속에는 대화에 끼어들 이야기 거리가 있었는데 문법 생각, 단어 생각을 하다가 혼자서만 상상 속의 대화를 이뤄나가고 말았다.. 2023. 9. 25. [앤카드] 23/08/27(일) - 미국 유학 개강 첫 주를 보내고 개강을 앞둔 지난주와 다르게 심경에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전해지는 피로감, 잘 하고 싶은 마음과 대비되는 현 상황의 괴리감, 앞으로 다가올 발표과 디스커션 참여 등의 걱정 등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가 오늘은 악몽에 가까운 꿈을 꾸었다. 나는 왜 이가 와르르 빠지는 꿈을 왕왕 꿀까? 🥲 이가 빠지는 느낌과 그 순간의 걱정이 항상 실제와 같이 너무나 생생하다. 저녁에 집에 오면 침대에 줄곧 퍼져 누워있거나 하면서 개강 첫 주가 지나갔다. 마음 한 켠엔 계속 해야 할 일들로 신경을 쓰고 있으니 몸은 누워있어도 머리는 제대로 쉬지 않는 기분? 이번 주말 동안에도 자전거 타러 나간 것 외에는 특별히 한 게 없었는데 계속 피곤하다. 물론 피곤할 때 .. 2023. 8. 28. [앤카드] 23/08/20(일) - 미국 박사유학 개강을 앞두고 개강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 와서 처음 꺼내본 감정 카드. 지난 열흘 간 느낀 점들을 정리하는 좋은 시간이 될거라 생각했다. 일요일 늦은 아침 겸 점심으로 삶은 계란과 고구마, 요거트, 방울토마토와 체리, 곡물바와 우유를 챙겨 들어 뒷마당으로 나왔다. 일광욕 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과 시간. 한국에서 했을 때와는 꽤 다른 결의 카드들이 많이 나왔다. 특히 감사함을 느끼게 한 원인이 된 욕구 카드가 상당히 많았다. 차별없이 평등한 시선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이 곳의 문화, 워라밸을 중시하는 데에서 전해지는 특유의 여유로움, 아름다운 자연 등등 이런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학과 안팎의 다양한 학생들을 많이 만나면서 전 세계에서 온 멋진 친구들.. 2023. 8. 28. [앤카드] 23/01/07(토) - 박사 유학 입시 1막의 끝 그리고 덕통사고 어제부로 한 달 여 간의 원서 시즌을 끝마치고 연구실 동료들이랑 칭따오로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나의 입시 1막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었던 든든한 선후배들이 진심을 담아 '고생 많았다'고 술잔을 기울여주니 어찌나 고맙던지. 창밖에 내리는 함박눈까지 아주 선물 같은 금요일 밤을 보냈다. 그래도 월요일에 모 대학교 교수님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보니 완전한 해방감 까지는 누리기 어려워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읽기 위해 오랜 만에 앤카드를 꺼내 보았다. 현재의 느낌 : 걱정스러운 / 신경 쓰이는 / 초연한 / 담담한 / 공허한 중요한 욕구 : 자신감 / 창조성 / 배움 성장 / 숙달 전문성 / 안정 12월 중순에 인터뷰랑 미팅 준비하느라 하루에 네 번 까지도 수업을 들으면서 입에 영어를 .. 2023. 1. 7. [앤카드] 22/10/17(월) - 겨울 타는걸까 오랜 만에 앤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지막 포스팅 이후로도 종종 카드를 펼쳐 보긴 했지만 벌써 한 두 계절이 성큼 바뀌었다. 아직 가을이지만 오늘 첫 한파주의보가 내렸을 정도로 겨울 못지 않게 추운 날이었다. 학관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맑고 짙은 밤 하늘 밑에서 시원한 찬 공기를 마시니 백양로 삼거리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각났다. 매년 12월 초, 이따금씩 이런 날씨에 트리를 보며 밤 산책을 했었는데 코 끝에 스치는 바람이 딱 지금 트리가 환하게 켜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 괜시리 마음이 몽글거렸다. 연구실에 돌아와 크리스마스 플레이 리스트를 열었다. 10월 중순에 캐롤이라니. 난생 가장 이른 캐롤 개시다. 올타임 원픽인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틀었다. 하얀 눈이 내려올 때.. 2022. 10. 18.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