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첫 학기를 시작하면서 지난 9월, 10월에 느낀 가장 큰 고민거리는 시간관리였다.
시간관리가 비교적 수월했던 중학생 때는 거의 5분 단위로 플래너를 짜면서 공부를 했는데, 고등학교 때만 해도 쉽지 않았다. 실험하랴, 대회 준비하랴, 정석 한 문제 푸는데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렸으니 일과 계획표가 무의미해지는 날들이 참 많았다. 놀 것 많고 할 것 많은 대학생 때는 더더욱 다이어리에 약속 채워넣기 바빴고...
근데 대학원에 오니 시간 관리의 차원이 한 차원 늘어난 수준 아닌가... 학부생 때처럼 학생으로서 당연히 수업을 들을 뿐더러 (지금 무려 15학점...) 논문도 읽고 연구도 해야 한다. 그리고 학부생 때 벌려놓은(?) 외부활동들을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저녁 이후나 주말은 대체로 스터디나 회의로 차있다. 물론 할 일을 내려놓으면 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음을 너무 잘 알기에... 몸이 몇 개면 온전히 1인분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 ㅎㅎㅎ
지난 두 달은 파이썬과의 사투를 벌이느라 모든 것이 거북이 걸음이었다. 여전히 배울 것들이 한가득 이지만 학기 극초반의 버거움에 비하면 지금은 꽤나 심적으로 안정된 편이다. 그럼에도 연구의 진척이 미미해 내가 시간을 어느 곳에 얼마나 쓰는지 살펴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무수히 많은 선배들이 석사 첫 학기 때는 연구를 거의 하기 어렵다고 부담갖지 말라고는 하지만, 스스로에게 기준치가 높은 나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연구에 시간을 많이 들이고 싶었다. (게다가 퇴사하고 곧바로 개강이라 미리 연구를 시작한 케이스도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30분 단위로 일과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냥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까만건 글씨요 흰 건 배경이오다 하면서 기록만 했는데, 카테고리별로 하나씩 색깔을 입혀 보니 한 눈에 비교하기가 쉬워졌다. 그 외 휴식이나 식사, 규정하기 애매한 항목들은 별도의 채색을 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깔끔하게 정리하길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루는 물론, 주간 단위로도 일과를 돌아볼 수 있어서 정말정말 만족스럽다. 그리고 일이나 공부의 효율도 비교적 높아졌다. 그런데 30분 단위로 기록하다 보니 표현하기 애매한 시간대들이 종종 생겨서 (가령 등·하교에 10분 남짓인 나는, 등교에 30분을 적기가 참 모호하다) 다음 주부터는 15분 단위로 세분화해서 기록을 해볼까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학업과 관련된 초록색 영역을 줄이고 독서나 언어공부,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3주라는 시간이 꽤 긴데도 저렇게 사진 한 장에 담기는 기간이라 생각하니 이 짧은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보내야겠다고 느끼게 된다.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기록이었는데 매번 다이어리에 수기로 쓰려니 번번히 실패하다가,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쓰면서부터 잊지 않고 꼬박꼬박 잘 남기니 기분이 좋다! ㅎㅎㅎ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간 관리법 아닐까! :D
이제 2020년이 40일 정도 남았는데, 남은 한 해도 귀중하게 보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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