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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 만들기/미라클모닝

[미라클모닝/again] 025일차 06월 05일(Sat) - 많은 것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by peregrina_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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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열흘 만의 미라클모닝, 새벽공부방은 더더욱 오랜 만이다. 그 날 이후로 공부방은 근처에도 일절 가지 않았는데, 이렇게 다시 찾은 이유는 고마운 친구들 덕분이다. 어젯밤 친구로부터 내일 미라클모닝을 할 생각이 있냐며 혹시 눈 떠지면 같이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요즘 들어 내 마음이 편안함을 크게 느끼는 친구들이었기에, 모처럼 아침이 기다려지는 밤을 보냈다.

AM 6:03 기상
사뿐히 눈이 떠졌다. 물론 요즘 동틀녘이 되면 한 번씩 깼다가 다시 이불을 덮고 잠을 이어가곤 했다. 오늘도 5시 44분에 눈을 떠서는 20분 정도 가만 누워있었다. 그러다 어제 친구가 침대에 너무 오래 누워있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던게 생각이 나서, 몸을 일으켜 보았다.

귀여운 메세지


AM 6:15 티타임
연구실에서 매일 아침 차를 마시긴 하지만 집에서 차를 우린건 상당히 오랜 만이다. 무슨 차를 마실까 고민을 하다가 얼그레이 홍차를 골랐는데, 번번이 생각하지만 내게는 홍차와 이른 아침은 조금 어색한 조합인 것 같다. 그래서인가? ‘3시 15분 밀크티’가 괜히 나온 이름이 아닌가 보다.

물을 끓이는 동안 명상 앱을 틀어놓고 새벽 기운을 느껴보았다. 이 때 들리는 새소리가 참 좋다.

감사일기장과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모두 학교에 두고 온지라, 오늘 아침엔 무얼 할까 생각을 하며 책장을 훑었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되 오래 씹어야 하는 현미처럼 깨달음을 음미해야 하는 책을 읽고 싶었다. 인생의 공식 64』가 무척 생각났지만 지금 그 아이는 다른 이의 품에 보내 놓았기에 『진리의 발견』을 꺼내 들었다.



AM 6:30 새벽공부방 오픈
달력을 확인해니 오늘이 환경의 날이네. 환경재단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환경영화제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벌써 영화제 시즌이구나.

AM 6:40 블로그
감사일기를 대신 메모해 둘 겸, 블로그를 켰다. 사실 어젯밤 감사일기를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제의 감사도 같이 더듬어보려고 한다.

1. 집 앞에 새로 생긴 샌드위치 가게에서 잠시 유럽을 여행하고 왔다. 딱 어제 점심에 원했던 감성의 식사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 눈에 아른거리는 맛이다.

2. 요 며칠 모 기업과 미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은근한 부담이 있었는데, 마음을 비우고 나니 신기하게도 원하는 대로 일정이 변경됐다. 감사히 다녀와야지.

3. 호기심도 많고 연구 조언에도 적극적인 선배들이 있음에 다시금 감사. 기말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던 차에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얻었다.

4. 논술첨삭 아르바이트 3개월 차, 첫 달에는 연구실 퇴근 후의 시간을 모조리 잡아먹을 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 관둘까 수없이 생각함) 어느 덧 속도가 붙고 있다. 생각보다 시간 압박이 덜하게 목표 이상의 분량을 끝냈다.

5. 중간고사가 끝난 후로 두 번째 빅연네 대학원썰 잡담회 시간이 있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유익한 이야기를 듣는 기분. 그리고 역시나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멘탈 관리, 자기 자신과의 싸움, 그럼에도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일종의 성취감. 유학 중엔 영어가 곧 멘탈이란 말도 가슴에 크게 울렸다. 인생에서 고독은 필연적인 동반자일까? 부단히 이겨낸 고단함을 몇 차례 더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울적해졌다. 인생의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여정이 그리 외롭지 만은 않기를...


그리고 지금 감사한 것 3가지

1. 설레는 아침을 시작하게 해준 친구들에게 감사.
2.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차와 전등, 음악을 고요하게 느낄 수 있는 이 시간에 감사.
3. 건강한 몸으로 이 하루를 맞이 할 수 있음에 감사.


AM 7:40 독서
미국의 여성운동가 마거릿 풀러를 다룬 '많은 것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라는 챕터를 읽었다. 필사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쭉 적어보려고 한다.

의지력만큼 사람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해주는 것은 없다. 무엇보다 끈기는 성취를 향해 줄기차게 노력하고 전진할 힘을 준다고 주장한다.
문학은 모든 인간성을 조명하는 매개체이다. 모든 지식과 경험, 과학, 이상, 그리고 우리 본성의 모든 실재가 모일 수 있는 중심이다.
"전체 안에서 살아가라." 나는 자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자아의 개념은 모두 가짜이며 상황이 빚은 결과일 뿐이었다. 나는 오직 전체의 관념 안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그 전체가 내 것임을 깨달았다.
자신의 필멸성을 깨달을 때 쉽게 충격을 받는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았다. 필멸성과 마주할 때의 감정적인 격변은 이성으로도 달랠 수 없다. 누구도 이 감정에 면역이 없다.
파인먼이 처음 과학의 길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시간의 본성에 매혹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알라인이 죽어가는 침대 옆에 앉아 있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축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에는 실무적인 일이 따르기 마련이며 여기에는 슬픔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우리는 기꺼이, 거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진정제를 받아들인다.
내 사랑, 당신을 깊이 사랑해. 내가 그렇게 말해주는 걸 당신이 참 좋아했다는 걸 알아. 하지만 당신이 좋아하니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그 말을 쓰면 내 마음속 구석구석이 따뜻해지니까 그렇게 말하는거야.
우리는 종종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을 지닌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는 그저 한 남자일 뿐인 체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사랑하고 모든 것을 감싸 안으며 타당하고 명료했다. 마치 태양 같았다.
새로운 사랑은 옛사랑이 떨어져나간 자리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연고가 되어준다.


오늘 이 책을 참 잘 꺼내 읽은 것 같다. 하나같이 내게 하는 말 같던 구절들. 그리고 근래 친구와도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고요한 아침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다시금 감사하며, 2시간 가량 열어두었던 공부방 종료와 함께 오늘의 모닝루틴도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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