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록지/일상 속 생각

연구실 컴백 1주년, 소소한 근황

by peregrina_ 2021. 8. 18.
728x90

퇴사하고 연구실에 컴백 한지 딱 일 년 됐네. 소소하게 석사생활 1주년을 기념하면서 요즘 근황을 적어보자면 나름대로 미라클모닝을 다시 2주째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시간대는 예전처럼 6시에 기상하긴 무리라는 걸 너무 잘 알아버려서 7시 45분쯤 일어난다. 8시부터 친구와 영자 신문 읽기류의 스터디를 한 시간 정도 하고 별 일이 없는 한 9시부터는 회화 연습을 한다. 눈 뜨자마자 부지런히 두 시간을 공부해도 겨우 10시. 그 때 출근해도 남은 하루가 꽤 길고 저녁~밤 시간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 시간을 운동에 쓰려고 한다. 복싱을 안 가는 날에는 홍제천으로 달려가 조깅을 한다.

이런 루틴있는 삶 너무 좋다. 조금 더 개선하고 싶은 점은 점심 전까지의 오전 시간이 참 애매하다는 것. 그리고 보통 아침을 안 먹고 이른 점심을 먹기 때문에 식사 후 연구실에 돌아오면 12시 반쯤일 때가 많은데, 그럼 괜히 점심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착각이 들어서 시간을 쉽게 허비하게 된다. 그래서 아싸리 운동까지 오전에 마치고 점심 식사 후 출근을 하고 싶은데 이건 out of my hands라는 슬픈 사실. 관장님께 몇 번 여쭤봤지만 점심 전에는 체육관을 연 역사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라 하심.ㅜ.ㅜ 아쉽다.

점심 전후로 딱 한 두시간 남짓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논문 읽기는 애매하게 맥이 끊길 것 같고 코딩도 마찬가지다. 난 자리를 떴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원래 흐름에 탑승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타입이라 딱 그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는게 있으면 참 좋겠다. 한 동안 이러저러 시도들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가려고 하면 금방 개강해서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ㅎㅎㅎ


아무튼, 근래 가장 집중적으로 1) 영어 2) 운동 3) 코딩을 꾸준히 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각 영역에서 근육이 점점 붙는게 느껴진다. 큰 슬럼프 없이 이런 소소한 성취의 기쁨을 오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네. 코딩은 특히 요즘 예전에 했던 작업을 정리 겸 재정비 하고 있는데 선배들이 왜 석사 1년 동안은 삽질만 하는 시기라고 하는지 몸소 깨달았다. 진짜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짰던 코드와 아웃풋 데이터 대부분을 미련없이 버려도 괜찮겠다고도 생각했다. (참고로 난 일회용품도 함부로 안 버리고 차곡차곡 모아두는 사람...) 정말 핵심적인 코드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내가 파이썬과 친숙해지고 알고리즘적 사고를 기르는데에 연습장 같은 역할을 한 아이들이라, 대부분은 거진 체화가 됐다. 그래서 놀랍게도 큰 미련이 없는 것 같다. 1년 전 요맘 땐 파이썬의 ㅍㅇㅆ 정도만 알았는데 참 눈물겨운 성장이다.

그래서 매일 위의 세 가지를 해오는 나에게 공통적으로 해주고 싶은 말

어제보다 더 나은 내 모습에 집중하자. 더 훌륭한 친구들은 좋은 스승으로 곁에 둘 뿐, 그들을 기준으로 나의 현재를 끼워넣지 말자. 청출어람과 같은 자세로 꾸준히 성장하면 된다.



마침 엄마도 내일부터 주경야독 모드에 들어간다고 하신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부터도 엄만 항상 공부에 큰 열의가 있으셨다. 엄마 따라 옆에서 공부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이 관성을 이어가 보자. 퇴직 후 또 다른 삶을 도전하기 위한 엄마의 여정을 응원 하면서 나도 졸업 후의 삶을 더 진지하게 그려봐야지.



+) 아 그리고 드디어 2년 만에 탈색모에서 탈출하고(다시 단발이 됐단 말) 몇 년 만에 펌을 했다. 기분 전환도 되고 산뜻하니 좋다. 그리고 그간 나를 들었다 놨다 하던 잔여백신 신청은 미련없이 손을 털고 다음 주에 1차 접종을 맞기로 했다. 수강신청 올클 실력이 백신 사전예약에서도 빛을 발했다. 후후. 학회 초록 제출이랑 안과 검진까지 무탈히 마치는 8월 되기를-!

'기록지 > 일상 속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휴  (0) 2021.09.21
아무 말 아무 근황  (0) 2021.08.25
야생의 위로, 걷기의 힘  (0) 2021.08.04
무료한 날들  (2) 2021.08.03
거친 조약돌  (0) 2021.07.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