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열심히 자유형을 연습했기 때문에 오늘은 내심 '접영을 배우겠지' 기대하고 갔는데 웬걸! 자유형 8바퀴로 몸을 풀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허허. 다행히 오늘은 쉬엄쉬엄 하라고 하셔서 많은 수강생 분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양보하며 수영을 했다. 내 기준 6~7바퀴 정도 돌았을 무렵 강사님께서 우리를 반대편 레일 끝으로 데려가셨다.
뭔가 하고 보니 점프해서 스타트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예전에 기초반에서 신기하게 바라본 기억이 있는데 막상 직접 하려고 하니 떨리기도 하고 기대도 됐다. 자세는 육상 달리기를 하는 것 마냥 킥판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 위에 오른 무릎을 꿇은 채 왼발은 난간에 걸쳐 두었다. 양 무릎을 모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때 손은 포개어 두 팔로 뒤통수를 받히고, 왼발로 벽을 힘껏 밀어내면서 무릎을 펴고 입수하면 된다. 처음에는 강사님이 힘껏 손을 당겨주셔서 그 추진력으로 레일 끝까지 편하게 수영을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재밌더라.
두 번째 시도는 혼자 해보고 싶어서 야심차게 뛰어 들어갔는데 이런, 배치기를 했다. 다행히 큰 마찰 소리만큼 배가 아프진 않았는데 확실히 추진력이 떨어지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서 세 번째 시도는 강사님의 도움을 다시 받았고, 대신 무릎을 꿇지 않고 스쿼트랑 비슷한 자세로 출발을 했다. 이 자세는 약간 무서워 보였는데 앞에서 강사님이 잡아주시니 안심하고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자세를 취할 때는 무게 중심을 아래로 많이 낮추면 훨씬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수강생들이 줄을 서서 스타트를 해야 하니 생각보다 여러 차례 연습할 수는 없었지만 감을 익히기에는 충분히 괜찮은 시간이었다. 중급반에서는 스타트 연습을 자주 하지는 않을 거고 상급에 올라가면 계속 할 테니 맛보기 정도로만 배울거라고 하셨다. 오늘 줄 서서 대기하는 시간 덕분에 다른 수강생 분들이랑 대화도 많이하고 훨씬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재밌엉~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중급반 공식 첫 오리발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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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마치고 연구실 가는 길에 지도 교수님을 만나서 같이 등교를 했다. 교수님께 "오늘 저 다이빙 배웠어요!! 헤헤" 하고 신난 목소리로 자랑을 하니 "오, 그래~? 근데 다이빙이 아니라 스타트를 점프해서 들어가는 거였겠지?" 라고 말씀하셨다. 정의(definition)에 엄밀하신 참 과학자 우리 교수님.. 아차!하며 또 배워갔다. :)
모쪼록 오늘 시작도 즐거웠고, 연구실 선배 박사학위 예비심사에 외부 세미나 등등 일정이 줄줄이 있어서 한시도 쉴틈이 없는 금요일 이었지만 알차고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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