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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것/좋은 논문쓰는 방법

학계에 내딛는 첫 발, 네이처 기후변화지 - 그 비하인드 스토리

by peregrina_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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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세공감)



아주 기쁜 소식으로 9월이 시작됐다.

우연과 의지와 기질이 기막히게 정렬돼 연구실 선배들과 기후 분야의 최상위 저널에 이름을 싣는 영광을 얻었다. 나에게는 공식적으로 학계에 내딛는 첫 발이었다. 사실 허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금 느끼는 것은 실감이 나지 않는 기쁨에 가깝다.

지난 1년 동안 아이디어의 탄생부터 논문 발행까지, 그 과정을 옆에서 따라가면서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들을 마주한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 무수한 의지들 중 1년을 통틀어서 가장 빛난 것을 꼽으라면 단연 논문을 집필하고 이끈 1저자 선배의 공든 노력이라 말하고 싶다 👏🏻👏🏻👏🏻. 그리고 또, 과연 어떤 우연과 기질이 퍼즐의 조각을 이루었는지 빼놓을 수 없겠다.

#비하인드스토리

작년에 내가 첨단관으로 이사 온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미국에 계신 DH Kim 교수님도 안식년 차 우리 연구실에 합류하셨다. 교수님은 이따금씩 "나리는 어떤 연구해~?" 하고 내 자리로 오셨고 디스커션을 나누던 중 굉장히 재밌는 그래프를 하나 발견했다. 우리는 그의 모양을 본따 '쌍봉낙타'라고 이름 불렀다.

한창 쌍봉낙타에 매료 된 교수님은 내게 낙타의 안부를 자주 물어보셨고, 한동안 그 친구를 이리도 보고 저리도 살펴 보았다. 후일담으로 밝혀지기를 그건 사실 대단한 과학적 발견이 아니라 석사 1년차 쪼꼬미의 통계처리 실수로 빚어진 에러였다. 하지만 낙타를 탐색하는 여정에서 606호에서는 의미있는 디스커션이 많이 오갔다.

어느 날 김 교수님과 둘이서 골똘히 낙타를 바라보고 있으니, 화장실을 오가던 선배들이 하나 둘 씩 의자를 끌어다가 머리를 맡댔다. 교수님이 퇴근 하신 뒤에도 우리는 화이트보드 앞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선배가 눈을 번뜩이며 "오? 이거 전구(global)로 그려보면 재밌겠는데?" 라고 외쳤고 뚝딱뚝딱 초기 결과를 뽑아 지도 교수님과 미팅을 했다. 그게 이 논문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그 때 쌍봉낙타를 놓치고 넘어갔다면 이런 우연의 정렬도 없었을텐데. 김 교수님의 예리하고 집요한 질문들 덕분에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다. 뛰어난 선배 연구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훌륭한 연구자는 좋은 질문을 던지고 좋은 질문은 가치있는 연구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숙제가 있다. 첫 발 만큼이나 다음 자취들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단 점을 잊지 말자. 허준이 교수님의 말씀처럼 학계 안에서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고,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석사과정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우리 연구실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가신 김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여러 모로 첨단관 606호에서의 지난 1년은 나에게 참으로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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