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했던 주말이 지나고 생기 넘치는 월요일을 맞아서 좋다. 비도 예쁘게 내리고 더위도 한 풀 꺾였다.
친구 H와 점심을 먹었다. 충정로에서 연희동까지 점심 먹으러 와준 그에게 감동했다. 재작년 내 생일에 연영회 동기들이 다 같이 모인 이후로는 H의 변시가 끝나고 거의 2년 만에 처음 봤다. 그 사이에 H는 어엿한 변호사가 되고 가정을 이루었다.
합격, 취업, 결혼 이 3가지 목표를 모두 상반기에 이루고 나니 별다른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그. 나를 만나면 항상 활력을 얻어간다며 기뻐했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나로 하여금 긍정의 기운을 받아가는 사람이 있단 건 내게도 큰 축복이다. 내 삶을 열심히 가꾸고 있을 뿐인데 타인에게 귀감이 된다니, 나역시 행복하다.
오후엔 연구실 인턴 후배가 휴가를 다녀오며 다과를 사왔다. 학부 4학년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조언을 구해왔는데 그 모습 자체가 너무 예쁘고 한편으로는 석사 졸업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점이 부러웠다.
나도 대학원 선배들에게 석사 n학기 차 방학 때는 뭘 하면 좋으냐고 매번 물어보곤 했는데, 후배에게 질문을 받으니 되려 깨달음을 얻는 기분이었다. 아… 그 땐 뭘 해도 좋을 시기겠구나. 내가 작년에 이러이러한 걸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을 지금 충실하게 더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느꼈다. 그럼에도 드는 아쉬움과 부러움은 그간 공부하면서 모아뒀던 자료들을 후배에게 안겨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따로 밥 먹으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눠야지.
말말말. 사람들과 텍스트가 아닌 말로서 소통을 하니까 훨씬 행복감이 크다.
이렇게 또 나를 이해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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