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마음에 지펴진 작은 성냥불 하나가 내 몸 구석구석을 튕겨 다니고 있던 차에 오늘은 또다른 불씨 하나가 날아왔다. 평정을 찾으려 명상도 해보고 점심시간에 햇빛을 쬐면서 멍도 때려 보았으나 일과 중에는 이 고요를 유지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일광욕에 잠긴 나를 가만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서너 번 이어폰을 뺐다 꼈다 하게 만드는 상황도 있으니 말이다. 이래서 직장인들이 쉴 공간을 찾아 화장실에 가나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생각을 정화할 수 있는 가까운 공간이 화장실 칸일 수도 있겠다.
엊그제 일기에도 '방해금지 모드'에 대한 언급을 했었는데 내가 유난히 예민한걸까 싶다가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그게 일터가 될 수도 있고 집이나 다른 어떠한 공동체도 될 수 있는거고. 그게 어떤 빈도와 크기로 요구 되는지가 다를 뿐 궁극적으론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난 비교적 한 번 다운 된 감정이 회복되는 데에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타입이고 포커페이스에도 능하지 못한 편이다.
나를 잠식시키는 것들 때문인지 계속 잠이 몰려 온다. 난 스트레스를 주로 숙면으로 해소하기도 하고 뇌가 지치면 금방 피로가 몰려온다. 일이 감정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일 할 의욕이 전혀 나지 않는다.. 이런 내 모습과 상황이 어리숙해 보이기도 해서 자신을 더 책망하는 것 같다.
특별히 바쁘게 사는 것도 아닌데 해야 할 일들은 가득 보이고 마음만 앞서가니, 몸이랑 마음이 따로 노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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