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반에서는 확실히 계속 접영에 집중해서 연습을 하는 것 같다.
오늘은 몸풀기로 자유형 4바퀴, 접영 발차기 + 평영 팔동작 2바퀴를 돌았다. 오리발 없이 맨몸으로 자유형을 하려고 하니 한 두 바퀴도 채 안 돼서 물의 저항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어쩌다 오늘은 두 번째 주자로 시작했는데 첫 바퀴 때부터 뒤따라 오는 분들의 속도가 꽤 빨라서 순서를 양보해 드렸다. 중간중간 멈추기를 반복하며 어찌저찌 4바퀴를 완주했다.
예전에는 숨이 차서 자유형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호흡 보다도 기본적인 체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 팔도 다리도 설렁설렁 움직이게 되니 멀리 나갈 수가! 언제 한 번 자유수영을 가서 킥판 잡고 발차기만 계속 연습해야 하나 싶다. 아니면 헬스를 가야 할까? 모쪼록 이런 고민을 하면서 워밍업이 끝났고 본격적으로 접영 연습에 들어갔다.
처음엔 킥판 잡고 접영 발차기만 4바퀴를 돌았다. 강사님께서 누누이 강조하시듯 엉덩이만 뒤로 뺐다가 돌아오기를 잘하면 된다. 그리고 두 다리와 발끝을 모아야 하는데 나는 다리가 조금 벌어진다고 짚어주셨다. 느끼지 못했는데 듣고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몸풀기 동작으로 평영 팔동작을 할 때 손의 힘이 약해서 물을 힘차게 끌어모으기 어려워 보인다고 하셨다. 이건 자유형 때 이미 소진 된 팔의 힘과, 원래도 약한 - 팔씨름을 이겨 본 적이 거의 없는 - 팔심이 아름다리 결합된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복싱이랑 클라이밍 할 때도 팔심이 약하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스스로도 많이 느꼈는데, 팔심을 기르려면 푸시업을 해야 하려나.. 고민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땅콩 킥판을 한 손으로 쥐고 다른 손으로 자유형 팔돌리기를 하며 접영 발차기를 총 8바퀴 했다. 늘 그렇듯 발차기를 두 번 하는 동안 팔은 한 번 젓는 박자로 수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 하나~ 둘! 하나~ 둘!을 외치곤 한다. 오른팔 4바퀴 후 왼팔 4바퀴를 돌았는데 수영을 처음 배울 때 자유형 호흡을 왼쪽으로 했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왼팔 젓기가 더 편했다. 사실 호흡할 때 어디를 특별히 응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주 시력이 왼눈이라 그쪽 호흡을 먼저 익혀서 이게 더 익숙한 것 같다. 오. 그럼 다음에는 자유형을 한 번 왼쪽으로 호흡 해볼까?
모쪼록 오늘도 무난하게 수업이 끝났고 내일 모레면 벌써 10월 반도 종강이라고 한다. 다음주 월요일(31일)이 마지막 날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끙. 무튼 종강일에는 수업을 30분만 하기 때문에 강사님께서 선두 주자 한 6명 정도는 금요일에 중상급 반을 체험 해보는게 어떤지 제안을 해주셨다. (물론 나는 아님.) 지금 레벨이랑 큰 차이는 없고 그저 접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들이 중상급 반을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으면 다음 달부터는 거기서 수업을 듣고 아직은 부담스러우면 여기서 계속 연습하면 된다고 한다. 나름 중급반에서 친해진 분들이 선두 주자에 일부 있다 보니 11월부터 반이 흩어지려나 싶어서 아쉽기도 하고 나도 어서 자유형을 좀 잘 하고 싶다는 마음에 다른 의미의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유독, 나랑 비슷한 시기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도 개강 초반에 코로나 확진 등등 여러 사정으로 수업을 계속 빠졌더니 진도를 따라가기가 벅차고 낙오된 느낌이 자주 든다고 하셨다. (물론 그럼에도 물에 뜰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기뻐하셨다.) 마찬가지로 나도 8월에 개강 둘째 주부터 강습을 받기 시작해서 진도를 따라가기 빠듯하다는 게 어떤 마음인지 잘 이해가 됐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꼈고 약 두 달 후에 감사히도 중급반으로 올라올 수 있었기 때문에, 엄마께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더 성장했는지에 집중하자고 말씀을 드렸다. 오늘은 내 자신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분명 크게 실감은 안 나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10월에는 특히 휴강과 출장이 잦아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으니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고! 잘 하고 있어 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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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달 만에 처음으로 저녁 수영을 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단 실력 때문 만은 아니고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이 세상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긍정 기운을 받아오는데 이 약효가 오후로 가면서 많이 떨어진다. 하루 일과 후에 또 이런 약효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싶은, 뭐 그런 마음이 요즘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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