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5:50 기상, 스트레칭
에일린요가로 문을 여는 빅웨이브 새벽공부방.
따라하기도 어렵지 않고, 아침에 내 몸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라 무척 좋아한다.


AM 6:20 감사일기

오늘자 감사일기의 명언은
당신이 들어가기를 두려워하는 동굴이 당신이 찾는 보물을 숨기고 있다 - 조지프 캠벨
현재의 내가 두려워하는 동굴이 무엇일까. 어쩌면 박사과정, 연구자의 삶일 수도 있겠다. 혹은 그 정반대의 길로 뛰어드는 과정이거나. 그렇다면 내가 어떤 점에서 두려움이라 일컬어지는 감정을 느낄까? 마침 굉장히 시의적절한 명언을 선물 받아 오늘 하루 내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찬찬히 마음을 살펴봐야지.
AM 6:30 영작
늘 아침에 일어나서 그 때 그 때 할 일을 정하다보니 우선 순위가 잘 잡히지 않는 느낌이다. 모닝루틴을 해야지, 다짐하다가도 확언(+구체화)과 같은 것은 아직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지 못해 계속 미뤄진다. 대신 오늘은 저녁에 스터디가 3개가 있기 때문에, 영어라도 아침에 끝내자 싶어서 영작을 하기로 했다.
지난 주에 받았던 수면다원검사의 절차에 대해 쓰기로 했는데 기억을 더듬으며 국문으로 기록해보는 과정만 거의 15분 넘게 걸린 것 같다. ㅋㅋㅋㅋ 그래서 새벽 공부방 시간엔 한 문장 정도 쓰고 끝났다. 오후에 마저 더 써야겠다.
AM 7:00 공부방 수다
은빈님은 먼저 운동하러 가시고, 승호님과 수다타임. 내일 인생 첫 호스트라며 ㅋㅋㅋ 긴장 반, 설렘 반인 마음으로 몇 가지 기능들을 물어보셨다. 음. 그러고보니 나는 모임을 처음으로 이끌어본 적이 언제였을까? 중고등학생 때 였을 것 같은 흐릿한 기억에, 그럼 언제 이런 비슷한 떨림을 느꼈을까 생각해보았다.
(놀랍게도) 떨림이 선명히 떠오르는 일들은 다 올 해 있었다. 하나는 1월에 진행한 빅웨이브 신년 첫 TOC(Talk on Climate), 두 번째는 2월에 진행한 빅웨이브 운영위 회의. 의장이란 걸 옛날옛적 학생회 이후로 처음 해보지 싶은데 안건 상정부터 회의 플로우를 짜고 타임라인에 맞게 진행하는 그 일련의 과정이 상당한 리더십이 필요한 일이란 걸 새삼 느꼈다. (민 오빠 그동안 매달 회의 진행하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꼬...)
(아침에만 해도 몰랐지. 내가 오랜만에 야심한 공부방 호스트를 맞게 될 줄은... 생각지 못하게 긴장까지 했다는...)
+ 나머지 아침 시간은 영작에 대한 설명을 찾으며 보냈다.
AM 9:00 출근길 서브웨이
원래는 곧장 연구실로 갈 계획이었는데, 출근길이 환상적이었다. 마침 배도 출출해서 공학원 서브웨이행. 그저 11시 전까지는 콤보 할인을 해준 기억이 나서 발걸음을 옮긴건데 옴마. 아침 메뉴가 따로 있었다. 보름달 같이 동그랗고 도톰한 계란 지단에 본래 넣어주는 토핑의 절반 정도로 구성된 메뉴였다. 난 늘 스윗칠리에 스윗어니언 소스 조합으로만 먹었는데 사장님이 스윗어니언 대신 렌치 조합을 추천해주심ㅋㅋㅋ 연구실에서 아주 연하게 태운 G7 커피랑 곁들여 먹었더니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아 행복해. 덕분에 오전에 연구 집중도 잘 했다.


PM 12:00 교수님과 고민상담
학부 때 들었던 타과 수업을 연으로, 꾸준히 그 연을 이어오고 있는 교수님과 오랜만에 식사 자리를 가졌다.
마침 내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수 있는) 고민을 가지고 있던 시점에, 내 고민의 결을 잘 이해하고 계시는 분을 뵈니 마음이 참 편안했다. 매번 감사히도 약속 전 날 '내일 나리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하시고 내게 위로와 도움이 되는 말씀들을 전해주신다.
석사 2학기 차. 이제는 진지하게 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서 부터는 "무계획이 계획이야~"를 외치고 다녔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읽고 정리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이러한 때 (지난 학기와 데자뷰로) 나를 흔들리게 하는 것이 나타났고, 하고 싶은게 많은 나는 언제나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갈대가 되었다.
내가 지향하는 삼박자. 균형을 맞추는 것 a.k.a.융합적인재라 불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단 뜻 과 우선 파기로 해본 우물을 좀 더 깊게 파보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이라고 하면 맞겠다.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 정도 입장 정리가 됐다.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하면 나의 가치를 내가 더 빛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해야 할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지만, 내 선택을 maximizing 할 수 있는 선택을 앞서 하면 그 이후엔 얼마든지 지금 내려놓은 것과 같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언더우드 상을 바라보며 아쉬움의 감정들을 툴툴, 털어내 보았다.
저녁 무렵 늦은 오후엔 마음처럼 잘 안따라주는 일들이 몇 가지 있었다. 앞선 내려놓음에 대한 어려움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아침에 활활 타올랐던 열정 대비 오후엔 애를 꽤 태운 것 같다. 한 순간에 기운이 쏘옥 빨려, 모처럼 피자로 에너지를 돋워보았다. (최애 고구마 피자를 우걱우걱 먹다가 문득, 아 내 마음이 고구마 같았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어 웃음이 나왔다ㅋㅋㅋ)
PM 8:30 빅웨이브 야심한 공부방
갑작스레 취소된 저녁 스터디들로 인해 (혹은 덕분에) 근 한 두 달 만에 야심한 공부방 호스트를 맡게 됐다. 지금 나 살짝 가라앉은 상태인데 다른 분들께 영향 안 주고 진행 할 수 있을까 싶던 찰나에 내 영혼의 짝꿍같은 유진님 입장!!ㅜㅜㅜ 보자마자 스위치를 온오프하듯 내적에너지가 뿜뿜 뿜어져 나왔다.
어쩐 일인지 처음 오신 분들도 꽤 많아서, 아침의 승호님처럼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오랜 만에 자기소개를 나눴다. 놀랍게도 새로 오신 분 중에 과 후배가 있었고 (!!) 학과 소개 포스터에서 나를 봤었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ㅋㅋㅋㅋ 작년에 빅웨이브 모임에서 상훈님 첨 뵀을 때랑 거의 흡사한 만남.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오늘 상훈님도 공부방에 잠시 (놀러) 오셔서 조구만 방에 대기과학러가 무려 3명인 기이한 조합을 보게 됐다. ㅋㅋㅋ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호스트의 특권인 '대화 주제 이끌기'로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색깔이었나요?
남색, 밝은 초록, 분홍, 노랑, 짙은 초록, 회색, ..., 그리고 나는 빨강. 각가지 다채로운 하루들이 있었다. 누군가의 하루에 안위를 살펴보는 것, 참 따스한 시선이 아닐까.
빅웨이브에서 시작해 빅웨이브로 끝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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