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금은 백신 접종을 위해 컨디션을 조절 한답시고 운동을 쉬었다. 물론 일부러 12시간씩 자면서 컨디션을 회복 시켜보려 했지만 결국 미열과 몸살 기운이 있어 접종은 취소했다. 그래도 코로나는 음성이라 안심하고 모처럼 가족들과 주말을 보냈다. 그래서 한 사나흘 간은 크게 활동적인 것 없이 일과를 보냈는데도 요즘은 전반적으로 체력이 전보다 많이 다운돼 있다. 타는 듯 한 무더위는 다 가셨는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 :'( 1학기 종강 이래로 맘 놓고 쉰 날이 없어서 그런걸까.
이런 내 몸 상태가 운동에 임하는 마음 가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우선 훈련 강도가 비교적 높아졌다보니 운동을 다녀오면 이런 컨디션이 계속 반복 될까 봐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동안은 매 회 차 레벨업을 하듯 계속 새로운 동작을 배웠는데 지금은 링에 올라가기 위해 무한 반복 연습을 하는 중이다. 그래서 전보다 재미나 흥미를 덜 느끼는 듯 하다. 아마도 나의 복싱 일대기에 찾아온 첫번째 작은 산이 아닐까 싶다.
돌이켜보면 매번 관장님께 1:1 코치를 받으면서 꾸중이든 칭찬이든 직접적인 피드백을 듣기를 좋아한 것 같다. 작은 보폭이라도 매일 성장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타입이기에, 혼자서 자세와 친해지기 위해 연습하는 시간들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분야든 스스로 몰입하는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그치)!
오늘은 더욱이 관장님이 백신을 맞은 날이어서 직접적인 지도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요즘은 원투-양훅-어퍼-훅-빠지고 원투-어퍼 이런식의 연결 동작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보다 몸통의 회전을 이용하지 않고 무릎만 구부리며 어퍼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간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흑. 단 번에 되는게 아니니 어려워도 계속 연습하고 익숙해지는 수밖에... 그래도 많이 유연해졌다고 하셨다.
그리고 정말, 몇 주 내로 링에 올라가볼 것 같다. 한 번 스파링을 해보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고 하시는데 일단 처음엔 '지옥의 3분'이 되지 않을까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 했다. (아직도 줄넘기나 샌드백 칠 때 3분이 왜이리 긴지 아리송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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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마스크가 흠뻑 다 젖고 숨을 가삐 내쉰 하루. 욕심내서 샌드백을 더 치기보다는 딱 여섯 라운드만 뛰고 집에 왔다. 힘이 들긴 해도 마음에 자잘하게 쌓인 것들을 그 때 그 때 풀어주기엔 참 좋은 운동이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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