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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 만들기/운동

[복싱어게인] 020일차 9월 7일(화) - 감정 씻기

by peregrina_ 2021.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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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미라클모닝을 한 여파(?)로 오전 오후 줄곧 졸음과 사투를 벌였다.ㅎㅎ 비도 와서 몸이 더 처지기도 했지만 퇴근하고 집에 가서 쉬자는 마음 보다는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다. 왜인지 오늘 따라 빗길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헬스장에 다녀왔다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 흐름에 쉽사리 몸을 맡길 수 있었다.

마침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딱 두 분만 운동을 하고 계셨어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겠다는 내적 환호를 질렀는데, 곧이어 세 명의 연습생 분들이 오셨다. 오늘은 그냥 조용히 혼자 운동하고 싶어 살짝 아쉬움이 깃들었지만 이어폰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켜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유독 관장님께서 나를 포함한 입문자 네 명을 계속 그룹지어 체력 훈련을 시키셨다. (한 번도 안 그러시다가 갑자기 왜 그러세요...) 그래도 부디 스파링은 시키지 않으셨음 하는 바람으로 훈련에 임했다.

다행히 지난번 함께 링에 올랐던 분과 짝지어서 공격/수비를 연습하는 것으로 그쳤다. 확실히 공격에 익숙해 있다보니 수비 포션을 맡으면서 상대의 공격을 리드하는 과정이 꽤 어려웠다. 힘이 많이 들긴 해도 관장님이 리드해주시는 코치가 제일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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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내리는 비 만큼 흠뻑 땀을 흘렸다. 운동을 할 때 가장 좋은 건 집에 들어가기 전 내 감정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자고 일어났을 때 백지와 같은 감정 상태처럼 맑은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다. 하루가 제 아무리 고되었다 하더라도 가뿐한 걸음으로 집에 갈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운동으로 코어가 조금 더 단단해 질 때마다 일희일비 하는 마음도 덜어지고 세상 속에서의 내 중심도 더 잘 잡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오늘도 멋있게 하루를 보낸 나,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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