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12월 2일 금요일 새벽 3시 반. 유학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을 착각하고 있었단 것을 알아채고는 정말 벌벌 떨리는 손으로 원서를 제출했다. 아찔한 순간 이었지만 마감 시간 내에 낼 수 있어서 또 한 번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압도적인 긴장감이 풀리지 않아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잠을 청했다. 요즘 참, 잠도 몇 시간 못 자고 정신력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다.
덕분에 금요일 하루는 조금 쉬어가는 마음으로 따뜻한 물에 한참 몸을 녹이고 인터뷰 프로세스들도 찾아보고 잠깐 눈도 붙이면서 스스로에게 휴식을 선물했다. 마침 그 날 저녁에 동기 MT가 예정 돼 있어서 합류 하기로 했고 참석한 16명 중에서 제일 신난 텐션으로 장을 보면서 아주 방방 뛰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학교에서 같이 출발하는 동기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진짜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정말 정말 이 시간이 감사했고 또 다같이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쁨도 누리고 첫 눈도 함께 맞을 수 있어서 이게 꿈인가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밀린 피로를 푼다고 오늘 오후까지 침대에 누워있다가 저녁에서야 할 일을 하러 학교에 왔다. 연구실 사람들이랑 같이 밥을 먹고 밤이 깊어서야 하루를 시작해볼까 하는 참이다. 아까 연구실 후배가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꿀팁을 알려주겠다며 "와~ 진짜 세상에서 너무 재밌어 보이는걸~?'" 하면서 자기 최면을 거면 효과가 있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었다. 과학관 델리코로 과제를 하러 갈 때는 "여기가 커피 맛집이래~ 웨이팅이 있을까??" 하면서 간다고 하는데 진짜 지혜롭다고 생각했다. 나도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연구실에 올라왔는데 나의 이 완벽주의 성향은 내 마음을 커다란 바위 마냥 좀처럼 움직이려 하질 않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강점은, 주어진 임무와 뚜렷한 목표가 있을 때는 데드라인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고도의 실행력으로 일을 잘 완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졸업 심사 때도 그렇고 이번 원서 준비도 그렇고 잘 해냈다. 그런데 이러한 큰 산을 하나 넘고 나면 연료가 소진 돼 다음 스텝을 시작하기까지 잠시 시간이 걸린다는게 내게 보완이 필요한 점이다. 물 불 가리지 않고 달려가야 할 때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지만, 물리적인 여유가 조금 생기면 생각에 자주 빠진다는게 나를 관성이 큰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 소위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셈.
지금도 사실, 수 많은 스텝 중 하나를 끝냈을 뿐이고 앞으로 남은 일들이 수두룩한데 이걸 어떻게 차근차근 해나갈까 고민이 많이 된다. 23일 한양대 공동 워크숍도 기획해야 하고 원서도 더 내고 틈틈이 인터뷰 준비도 해야 하는데 일정에 불확실성의 여지들이 많은 것이 J에게는 쉽지 않다...
모든 것이 새롭고 처음이지만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다 보면 인생에서 값지고 보람 된 시간으로 기억 될 거야! :) 가족도 그렇고 친구들도 다 하는 얘기가 "살면서 이런 시기를 언제 또 경험해보겠어. 평생에 한 번 정도 있는 기회인데 잘 해보자"다. 등산을 할 때는 정상이 신기루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걸음씩 내딛으며 하산하는 분들의 "거의 다왔다!!"는 응원을 듣다 보면 어느새 나도 정상에 와있겠지.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나씩 해보자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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