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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지/일상 속 생각

2023년 새해 다짐 그리고 2022년 이모저모

by peregrina_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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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새해. 하루하루 참 열심히 보낸 2022년이 지나갔다.

작년엔 석사 학위과정 졸업이라는 삶에서 큰 이벤트가 있었고 또 다른 큰 전환점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한 5년 후에 돌아보면 지금의 나에게 도전해줘서 고마웠노라 말해주고 싶겠지. 물론 어제 서둘러 원서를 하나 해치우고 싶은 마음에 웃픈 실수를 하고 말았는데 덜렁이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하늘의 옐로카드라고 생각키로 했다.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나머지는 이제 던져진 주사위이니 그저 운이 함께 하기를 기도하자.

더 발전하는 새해를 보내기 위해서 지난 해에 잘 했던 점을 이어가고 그렇지 못한 점을 반면교사 삼아 보기로 했다.

1. 감정 일기
무엇보다도 2022년에는 매일매일 그 날의 감정을 스티커로 기록하고 일기도 꾸준히 써온 점이 뿌듯했다. 물론 연말로 갈 수록 동력이 조금씩 떨어지긴 했지만 가장 치열하게 내면을 다져가던 졸업학기에 나의 땀과 눈물을 글로 녹여냈던 것은 정말 큰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한다. 15분 단위로 일과를 기록하는 것은 벌써 햇수로 3년차 습관이 되어버려 따로 언급은 않겠지만 나중에 이 데이터와 감정 스티커를 같이 분석해보면 참 재미있는 연구가 될 것 같다. 감정 스티커는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가야지!

2. 수영
두 해 전, 민들레 홀씨 마냥 내 텃밭에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무성하게 자란 친구가 있다. 그가 다른 누군가의 텃밭과 같은 존재가 돼 지내고 있을 무렵 내게 안부 전화 한 통을 걸어왔다. 항상 부모님 못지 않게 내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기를 챙기는 그이기에 코로나 이슈와 졸업 준비로 1년 여 간 운동을 쉬고 있던 나에게 긴급 과제를 하사했다. '2주 내로 운동 종목을 정하고 등록해서 인증 할 것'. 그와 통화가 끝나고 나는 바로 수영복을 구매 했고 그렇게 8월 2주차 부터 수영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주 2회 오전 8시 강습을 다녔고 9월 부터는 주 3회 오전 7시로 강도를 높였다. 몇 년 만에 다시 시작한 수영인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보람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기쁨과 물 속에서 명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힐링 그 자체였다. 비록 연말에는 여차저차 사정과 핑계들로 수업을 종종 빠져서 총 43번 운동을 갔지만 체력은 물론이고 수영 실력도 많이 느는게 스스로 보였다. 매일 작은 걸음이라도 꾸준히 걸으면 꽤 긴 거리를 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다만 생각지 못하게 3월 말까지 보수 공사로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고민이다. 세 달을 쉬자니 감과 체력을 잃고 싶지는 않고 또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하기에는 내가 은근히 익숙한 것을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선호하는 것 같다. 그래도 맞은 편 수영장도 친구가 꽤 오래 다닌 적 있었으니 물어보고 임시 거처를 구해봐야겠다. 다만 오전 7시처럼 너무 이른 시간에 운동을 가니 화,목, 그리고 주말에는 되려 잠을 과하게 많이 자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더 규칙적인 일과 루틴을 위해서는 시간대와 요일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새해에는 사인 함수 같은 규칙적인 습관 말고 연속적인 상수 함수처럼 일관 된 루틴을 만들고 싶다.

3. 가계부
정말 다양한 방면에서 꼼꼼하게 기록 하길 좋아하는 나지만 놀랍게도 가계부는 매년 번번이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 그렇다고 연중에 뜬끔없이 (가령 9월 16일 이런 날) 가계부를 시작 하자니 뭔가 틀에 예쁘게 담기는게 아니라 그냥 반쯤 포기한지 오래였다. 하지만 올해 만큼은 예년과 달리 현금 흐름을 잘 인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곧장 앱스토어에서 아이폰 1위라고 하는 어플을 다운 받았다. 내 명의의 계좌와 카드 등을 연동해서 입출금액을 자동으로 관리하는게 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관심 밖이 되니 수동으로 입력하는게 좋을 것 같다. (어짜피 이 어플에는 연동 기능이 없는 것 같다. 잘 됐지.)

벌써 오늘만 장보고 따릉이 정기권 끊고 친구 선물 사고 했더니 십 수 만원의 지출이 생겨서 정신이 번뜩 든다. 근래 입시 때문에 쏟은 돈만 족히 300만원은 되는데... 가계부를 안 쓴게 차라리 다행일까? 하하. 이 정도 지출로는 통장에 큰 타격이 없어서 다행이다. ^_^ 40대에 100억 자산가가 되려면 이정도 투자는 아무것도 아니지 그럼그럼.

4. 감사 일기 + 끌어당김의 법칙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조금 더 특별히 이루고 싶은 바를 위해 시각화 훈련을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확언(affirmation)의 개념도 몰랐을 중학생 때부터 나는 책상에 행운의 글귀를 붙여놓고 매일 기분 좋게 외치면서 공부를 했다. "나는 천복이야. 나는 천복을 타고 났고 오늘도 좋은 일들이 내게 찾아온다!" 글귀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 회로가 돌았고 말로 외면서 귀로 한 번 더 듣는 것만큼 긍정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선배들에게 희망 대학 합격증 같은 것을 시험 기간 선물로 준다거나, 나 스스로도 입시를 준비하면서 '축하합니다!' 합격 팝업창을 머리 속에 그리며 힘을 냈었다. 이게 지금 와서 보니 자기 확언이자 감사, 그리고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천하고 있었던 거였더라.

새해인만큼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보지 않고 짧은 명상을 한 뒤 감사 일기장을 꺼내 들었다. 쓰다 말다 한 나의 두 번째 감사 일기장이다. 감사한 것들을 써내려가기에 앞서서 책의 서문에 적혀 있는 감사 일기의 과학적인 효과들을 다시 곱씹어 읽었다. 평소에도 관심은 많았지만 최근에 특히 '더 시크릿(The Secret)'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곤 했는데 뇌의 신경가소성을 바탕으로 감사 일기의 효과를 읽으니 울림이 두 세 배는 더 크게 다가왔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이 일기장을 보게 되었다. 올해는 아침 저녁으로 '확언하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이루고 싶은 바도 잘 이뤄내야지. 내년 새해는 북미에서 보내는 것으로. :)

나 개인의 성취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서 곧장 부모님께 명함을 만들어 드렸다. 시각화를 선명하게 하여 부모님의 행복한 노후 생활에 보탬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퇴직 후 제 2의 인생을 고민하고 계시는 상황에서 두 분의 전문성을 살린 사업체를 운영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사업장 위치와 이름, 로고 등등 까지 손수 고민해서 만들어 드리면서 앞으로 임 사장님, 김 원장님이라고 부를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좋아하셨다. 확실히 허상에 떠다니던 구름 같은 존재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카드로 탄생하니 머지 않은 미래의 일인 것만 같았다. 분명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잠재 의식을 바꾸어야지.

5. SNS 절제
왜인지 요즘 눈이 침침 해졌다. 평소와는 다른 불편함이 인지될 정도의 느낌이 있다. 자는 시간 빼고 매일 모니터를 보고 있기도 하고 어딜 가나 핸드폰을 놓지 않으니 눈이 잘 버텨주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 상황이긴 하다. 잦은 핸드폰 사용이 정신 건강에도 이롭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2022년 마지막 날 만큼은 외부의 것 대신 나와 내 반경 안의 것들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인스타그램을 잠시 지웠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설치해서 잘 활용도 하겠지만은 지나치게 습관적으로 접속하는 것을 자제하고 싶었다. 작년 요맘 때도 그렇게 한 달 여 넘게 인스타그램에서 자유로운 겨울을 보내며 마음의 평안도 꽤 되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다소 단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절제를 잘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는 이런 중독성이 짙은 녀석에게 잘 스며드는 사람인지라 가끔은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이틀 차지만 내 삶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개운하고 기분이 좋다. 최소한 아침에 눈 떠서, 또는 밤에 자기 전에 바깥 세상에 접속하는 것만큼은 하지 않는 내가 되길- 잠들기에 적적할 땐 명상 음악을 틀어 두고 자자.

6. 학문
우리 교수님이 그래 오셨던 것처럼, 숨을 쉬듯 공부 하고 학문적으로 깊어지자. 논문을 읽고 정리하는 것 역시 나만의 좋은 툴을 찾아 정착해 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 봄이 오기 전에 논문을 투고하고 화창한 봄에는 EGU를 가기로.


쓰다 보니 무척 길어졌지만 진솔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아 개운하다. 새해 덕담을 나누는 친구들 언니오빠동생들의 연락들 덕분에 더 선물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를 만난 것이 지난해 큰 축복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큰 존재일 수 있음에 참 감사해진다. 새해에는 더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아참. 오늘 꿈에 BTS 진이 나와서 상당히 친밀한 시간을 보냈다. 굉장히 기분이 좋았거니와 꿈보다 해몽인지라 올해는 좋은 소식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


스물 여덟의 나는 어떤 재미난 일들을 마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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