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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단단히 부여잡고 있던 마음을 내려놓고, 엉엉 쏟아내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벌거숭이 같은 모습을 들킬까 두려워 헝겊으로 몸을 칭칭 감고는 그걸 옷이라 불렀다.
그렇게 하면 평범하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일 줄 알았다.
오늘도 남몰래 헤진 봉제선을 돌돌 말아올리다가, 누군가의 시선에 붙잡히고 말았다.
헤헤- 멋쩍게 웃었다.
잡아 당겨진 헝겊 자락에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생각보다 맨몸으로 마주한 세상은 차갑지 않았고, 상대의 따스한 체온을 곧잘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그대로 흘러 녹았다.
고독하지 않다고 세뇌했던 한 달(그 이상 동안),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존재 앞에서 사랑이라 포장했던 거짓들이 무너져 내렸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참 사랑을 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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