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지96 오늘의 마음 별 일.. 꽤 큰 별이 하나 있었다. 감정의 기복이 클 수밖에 없던 별 일이 있었다. 괜찮으려고 애써 힘을 주고 있는게 힘이 들어서 어제 오늘은 술의 힘에 기대 보았다. 잠에라도 쉽게 들까 하여.. 오랜 만에 차를 끌고 서해에 갔다. 엄마아빠랑 이렇게 드라이브를 간 것도 올 들어 처음인 것 같다. 나,, 뭐가 그리 중했길래 가족과 보낸 시간이 이리 줄었을까... 원래였다면 오늘도 연구실에 나가 세미나 발표 준비를 했겠지만, 그냥 무념무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충실했다. 이 시간이 고마웠다. 모처럼 운전대를 잡으니 마음이 좀 차분해지는 듯 했다. 근데 불쑥불쑥 사고에 대한 상상이 들었는지 왜인지 돌아오는 길에는 손이 조금씩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현재의 내 마음을 .. 2021. 5. 22. [마음 일지] 21/05/13(목) - 잘 하려 부담 갖지 말자 스트레스 받게 되는 상황 1. 종강까지 약 한 달간의 스케줄을 정리해봤다. 숨 돌릴 틈이 어딨을지 눈에 불 켜고 모색 중... 2. 그러다보니 약간 멍해서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 물론 시기적으로 내일 연구실 이사 준비, 수업, TOC 공지, 연구실 생일파티 등으로 정신이 분산 된 오전이기도 했다. 3. 이사 준비로 싱숭생숭한 마음. 떠나는 미련과 우리 연구실의 고유 공간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속상함도 깃든다. 그리고 가차없이 버려져야 하는 물건들에 대한 아쉬움이 듦.. 4. 복사 플젝 강의가 올라왔다. 다들 너무 잘한다. 역시 똑똑한 친구들.. 내 것만 별거 없어 보인다...ㅜㅜ 5. 아니 사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연구를 다시 제대로 시작해야 하는데 솔직히 막막하다. 팀미팅 발표에 대한 부담과 2주간.. 2021. 5. 13. 노을빛 장미, 내가 5월을 알아차리는 방법 퇴근시간 어스름 녘, 친구를 배웅하고 집에 오는 길. 흐드러진 장미가 노을을 한껏 머금고는 포근한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 예쁘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나의 걸음에 잠시, 노을 빛을 되돌려 보내는 장미를 바라보다 갔다. '5월이구나.'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매월, 그 달의 색감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그 계절을 온전히 느끼기 시작한다. 물론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그 색감과 시기가 조금 어긋나서 (특히 개나리, 매화, 벚꽃, 진달래 등이 동시에 만개했던 이례적인 3월) 조금 혼란스럽긴 했다. 오늘은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장미빛을 보고서야 달력의 숫자로 이해하는 5월 말고, 마음으로 5월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지난해 장미는 트렌치코트를 입고 맞이했는데 오늘은 반팔.. 2021. 5. 12. 꿈 어제오늘 이틀 간 기억나는 꿈만 4개를 꿨다. 등장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촉감들도 너무 생생해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오늘 꾼 꿈은 흡사 지브리나 디즈니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몽환적인 배경이었는데 스토리는 스릴러에 더 가까웠다. 피하고 싶은 마음에 꿈 속 많은 순간들에서 눈을 질뜬 감았다.. 일어나니 시간이 한참 흘러있었다. 깨어나길 잘 했다.. 땀이 나고 기운이 쏙 빠졌다. 나, 부쩍 생각이 많아졌나. 2021. 5. 10. 비움으로써 배우는 것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주말에 약속을 잡지 않고 오로지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편한 옷차림으로 온전히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꽤 익숙한 풍경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된 습관도 아니었다. 작년에 대학 생활을 매듭짓기 까지만 해도 주말주중 가리지 않고 약속이 빼곡했기 때문에... 그리고 자취를 시작하기 전까진 줄곧 어떠한 방식으로든 나의 주거 공간엔 누군가가 함께 있었다. 기숙사 1인실을 썼을 때도 복도만 나가면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온전히 홀로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푸욱- 숙면을 취하다보면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스르륵 눈이 떠진다. 토요일 오전 10시 반, 이 시간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모아둔 빨래감을 세탁기에 넣고 '동작' 버튼을 누르면서 나의 주말도 시작.. 2021. 5. 8. 봄비 내리는 오월의 아침 (feat. 조조할인과 건강검진) 촉촉한 봄비가 내린다. 헤이카카오가 내 음성을 잘못 인식한 덕에 김영철의 파워FM 라디오과 함께 색다른 아침을 시작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봄비 소식을 들으니, 이번 5월은 작년과 달리 바람에 흩어지는 기억이 적지 않을까 기대가 됐다. 작년에 예약해둔 건강검진을 받으러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조할인’ 알림과 함께 거의 마을버스 정도의 승차요금이 찍혔다. 아, 아직 오전 6시 반이구나. 조조할인에는 늘 좋은 기억이 깃들어있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던 날보다도 종종 이른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조조’에 그 기쁨이 더 컸다. 회사 근처로 이사 가면서부터 더이상 이 소소한 행복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오늘은 생각지 못한 이 조조에 더 사뿐한 걸음으로 길을 나서게 되었다. 한산한 당산행 2호선에서 차창.. 2021. 5. 1. 4월 22일, 나의 올해 첫 여름 맞이 중간고사가 끝났다. 첫 학기에 비해서 시험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꽤 유하게 바꿨지만 필수과목 3개라는 점이 알게 모르게 긴장감을 주었던 것 같다. 최소한 재시험은 보면 안되겠다 싶어서. 2주 가량 미라클모닝을 하면서 수면시간이 평소 대비 한 3시간 정도가 줄어서인지, 지난주부터 구내염이 시험기간에 동반자로 함께 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떡볶이도 친구가 먹자고 했을 때 거절할 정도로 맛보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 하루에 오로나민씨를 세 병씩 마시고도 낫지 않더니 오늘에서야 통증이 거진 사라졌다. 홀가분히 시험을 마치고 집에 오는길, 공기의 촉감이 어딘가 익숙했다. 근데 그 익숙함을 사월에 느낀다는 것에 낯섦을 느꼈다. 조금은 눅눅하고 몇 발자국을 더 걸으면 푹푹해질 것 같은 밀도감이 감도는 고요한 .. 2021. 4. 22. 힐링이 필요하다면, 하루하루 문숙 대학 생활 동안에 365일 중 350일 정도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데에 에너지를 써왔다. 캘린더에 일정이 비워져있으면 상당히 어색했던 7년을 보냈다. 그렇기에 내가 나를 마주하는 시간 보다, 타인에 의해 마주하는 내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미숙함이 많았던 10대 후반, 그리고 20대 초반을 그렇게 나를 모른채 지냈다.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된 건 순례길에서 돌아와 열정과 의욕이 가득 넘친 스물 세 살이었다. 세상 제일 갈 것 같은 자신감은 또각- 꺾였고 지난 해 대학원 첫 학기를 보내며 두 번째 굴곡을 맞이 했었다. 코로나와 함께 캠퍼스에서 제2의 school life를 보내면서 비로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물론 모임은 여전히 비대면으로 잦지만) 내가 마.. 2021. 3. 7.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체력에서 요즘 참 평화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편안한 조명 아래에서 따순 차를 마시고, 고요한 음악에 심취하거나 감명깊은 영상을 보면서 말이다. 사실 별거 아닌데 그동안은 일에 쫓겨, 내 마음에 쫓겨, 즐기지 못했네. 연휴 때 경험한 무기력이 내게 꽤 큰 기회로 다가온 것 같다. 사실 연휴를 개강 전 마지막 휴가라 생각하고 하고 싶던 일들을 야심차게 계획해두었는데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모든게 수포로 돌아갔으니깐. 덕분에 내 삶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파고 들게 되었고 대부분은 건강과 행복에 대한 필요성으로 귀결됐다. 참 진부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보편적 진리에 해당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지난 한 주간, 매일 아침 전신 부종과 심한 피로감을 경험 하면서 진지하게 건강에 대한 염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2021. 2. 21. 이전 1 ··· 6 7 8 9 10 11 다음 반응형